[기고] 문웅·노무법인 산재 대표노무사
최근 근로복지공단이 삼성반도체 근로자가 신청한 "혈소판 감소증 및 재생불량성 빈혈"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다.
위의 질병은 반도체공정에서 유발될 수 있는 벤젠(유기용제), 포름알데이드, 전리방사선 등에 의해 발병될 수 있다고 의학적으로 인정되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법’)상 업무상 질병중 하나로 인정되고 있다. 물론 산재법에서는 이에 대한 인정기준으로 일정농도 및 근무기간 등을 명시하고 있다.
한편, 산업의학계에서는 유해물질에 의한 직업병의 경우 반드시 법에서 정한 일정농도 또는 근무기간 이상을 미달하더라도 충분히 직업병에 이환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문웅·노무법인 산재 대표노무사
그러나, 유해물질 피폭 가능성이 추정되는 사업장 근로자들이 최초에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업무상 질병을 인정받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웠다. 법에서 정한 엄격한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근로복지공단의 판정은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 등 산재 불승인 이후 이의신청 절차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근로복지공단 스스로 최초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한 것이라 그 의미가 크다.
판례는 2007년 6월에 이미 직업병과 관련하여 최초 결정기관보다 진일보한 판결을 한 바 있다.
“10여년 전 공사도중 노출된 석면이 원인이 되어 폐암이 발병되었거나 자연적인 진행 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었다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판결(대법2005두517, 2007.06.01)이 그것이다.
즉, 판례는 업무상 질병에 있어 근로복지공단보다 폭넓게 인정하였으며, 그 결과, 근로자들은 소송에 가서야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었다. 이는 사회·경제적 약자인 근로자들에게 시간과 경제적 비용을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한편, 삼성은 "공단의 결정을 받아들인다"라고 하면서 "공단이 명확한 발병 원인을 확인한 것이 아니라, 영향 가능성만으로 산재를 인정한 것으로 보상 범위를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에 따른 판정"이라며 그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업무상 질병에 대한 판정절차'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데서 오는 잘못된 해석으로 보인다.
업무상 질병의 경우, 산업안전보건연구원 등 전문기관이 역학조사 및 작업환경 측정 등을 통해 현재 및 과거에 노출되었거나 노출될 수 있는 유해물질의 존재여부를 조사한다. 이 과정에서 산업의학적 측면의 '과학적 추정‘이 수반되며, 대법원 또한 이러한 기조에 의해 업무상 재해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번 근로복지공단의 결정은 그동안 지나치게 엄격했던 업무상 질병에 대한 기준에 대해 공단 스스로 유연성과 합리성을 더한 것 같아 진심으로 환영한다.
더불어, 이번 결정이 앞으로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쳐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 하고자 하는 산재법 본연의 목적을 이루는데 초석이 되길 바란다.
문웅·노무법인 산재 대표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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