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4-23일자 기사 '문대성 김형태 사태, 왜 '박근혜 책임론' 수그러들지 않나'를 퍼왔습니다.
공천에서 사퇴까지 모두 박근혜 의중...의원직 제명도 박심(朴心)
ⓒ뉴시스/민중의소리 김형태(왼쪽)·문대성(오른쪽) 당선자가 새누리당의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의 선택은?
논문표절의혹과 제수 성추행 의혹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새누리당의 두 당선자 문대성, 김형태가 탈당을 한 상태에서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박근혜 책임론'이 불거져 나온 것은 두 당선자 모두 박근혜 위원장이 전략공천을 했기 때문이다. 문 당선자는 2월 20일 부산 1차 공천 발표 때 일치감치 전략공천이 확정되었으며, 김 당선자 역시 3월 7일 3차 공천에서 전략공천이 확정되었다.
'박근혜 비대위'에서 전략공천한 두 당선자
한나라당이 비대위 체계로 전환한 뒤 취해진 일련의 조치들은 모두 '박근혜식 정치'라고 부를 수 있다.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개정하고 이명박 정부와 선긋기를 시도하는 등 잇따른 '개혁'은 사실상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서 비롯됐다. '박근혜식 정치'가 정점을 이룬 것은 바로 공천이었다. 친이와 친박을 가르지 않는 대대적인 현역 물갈이와 정치신인 등용으로 '충격적'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던 '박근혜식 개혁 공천'은 새누리당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러한 '박근혜식 개혁 공천'의 한 중간에 문대성과 김형태 당선자가 놓여있다.
특히 문대성 당선자는 20대 정치신인이었던 손수조 후보와 함께 '개혁공천'의 상징으로 인식되었다. '낙동강벨트'를 주창하며 일치감치 야권연대의 바람을 불러일으키려던 야권의 계획은 부산지역에서 대대적인 현역 물갈이와 함께 손수조, 문대성 후보가 공천되면서 다소 상쇄되었다. 당시에도 정치권에서는 대권을 노리는 박 위원장이 약권의 추격을 막기 위해 전략공천 했다고 해석했다. 스포츠인이자 한국인 최초의 IOC위원인 문 당선자는 이런 의미에서 공천 당시부터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다.
문 당선자만큼은 아니지만 김형태 당선자 역시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이상득 의원이 6선을 할 정도로 새누리당의 아성인 포항지역에서 전략공천을 받았기 때문이다. 2007년 대선 박근혜 캠프 전국언론특보단장을 지냈던 김 당선자는 친이계 후보들을 모두 제치고 전략공천이 확정되어 지역 내 반발을 사기도 했다. 또 김 당선자는 경력상 차기 대선에서 언론특보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며, MB언론특보에 이어 청와대홍보수석을 지낸 이동관 전 수석과 비교되기도 했다.
이렇듯 두 당선자의 공천과정에 박 위원장의 의중이 깊게 작용한 만큼 현재 19대 국회가 출발 전부터 논란에 휩싸인 데에는 박 위원장의 책임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또 두 당선자의 의혹에 대한 박 위원장의 태도는 다른 공천자와는 사뭇 달랐다. 19대 총선 새누리당 공천자 중에 물의를 일으킨 인물은 두 당선자 외에도 많았다. 여성비하발언 논란의 주인공인 석호익 후보, 왜곡된 역사관 논란의 박상일, 이영조 후보도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당시 박 위원장은 석 후보에 대해서는 공천확정 3일 만에, 박 후보와 이 후보에 대해서는 5일 만에 공천을 취소했다. 논란이 일어나자마자 발 빠르게 공천을 취소해 '개혁 공천' 이미지를 한차례 강화시켰다. 이 세 후보 모두 두 당선자와 마찬가지로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새누리당 강세 지역 후보들이었으나 여론에 밀려 공천이 취소된 것이다.
그러나 문 당선자와 김 당선자에 대해서는 입장이 달랐다. 김 당선자의 경우 선거를 며칠 앞둔 8일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었으며, 9일 녹취록이 공개되었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세 후보와는 다소 상황이 다르다고 볼 수도 있다. 문 당선자의 경우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된 것은 3월 26일. 본격적인 선거가 시작되기 전이었다. 물론 후보등록이 마감된 후였기 때문에 후보를 교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선거가 시작되면서 논문표절 의혹은 갈수록 확산되었다. 석박사 학위 논문 표절에 이어 교수임용논문에서도 표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논문대필 의혹까지 나올 정도로 논란은 확산되었다.
그러나 총선기간 동안 박 위원장은 이런 의혹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으며, PK지역을 집중으로 지원유세를 펼쳤다. 특히 부산의 경우 이례적으로 4번이나 방문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그 결과 PK지역에서는 새누리당이 압승을 거뒀으며, 박 위원장의 지원 유세 덕을 본 김형태, 문대성 후보 역시 가볍게 당선되었다.
총선 이후 당내 반발조차 잠재운 박근혜
선거 직후부터 두 당선자에 대한 의혹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여론이 들끓었다. 당 내에서도 이준석 비대위원이 '출당'을 거론하며 문제제기를 했다. 총선 직후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두 당선자에 대한 출당 논의될 것이라던 기대는 무너졌다. 4월 16일 비대위는 "두 당선자에 대한 조치를 유보한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비대위의 이런 공식 입장 발표 배경에는 박 위원장의 '사실 확인 후'라는 '단호한' 입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선거 직후인 13일 박 위원장은 "우리도 알아보고 있고 사실 여부를 확인한 후에 얘기 하겠다"라고 말했으며, 15일에도 "이미 이야기하지 않았느냐"라며 한결같은 태도를 고수했다. 16일 회의에도 이 비대위원등이 출당을 거론했으나 "사실이 확인되면 거기에 따라 결정할테니 더 되풀이할 필요는 없는 얘기"라고 못 박았다.
박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새누리당 윤리위원장 출신인 인명직 목사는 19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박 위원장의 그 같은 발언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며 "모든 사람들이 박근혜 위원장의 의중, 입만 쳐다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박 위원장이 '사실확인후 조치'라는 단호한 태도를 취하자 비대위원들조차도 입장을 선회했다. '출당'을 강력히 제기했던 이 비대위원은 "신중한 절차를 밟으려는 것 같다"라고 한 발 물러섰으며, 이상돈 비대위원 역시 "대학과 경찰 수사 결과를 보면서 확실히 처리하겠다"라며 박 위원장과 입장을 같이 했다.
그러나 반대 여론은 더욱 거세지자 당내에서도 두 당선자의 자진탈당을 권유하는 분위기로 흘렀다. 결국 18일 김 당선자가 탈당하면서 문 당선자에 대한 압박도 높아졌다. 게다가 문 당선자가 탈당을 거부한 채 "박근혜 위원장이 국민대 입장을 기다린 뒤 결정하겠다고 해 기다려보기로 했다. 박 위원장의 뜻을 거스르면 안되지 않은가"라고 반박하자 박 위원장이 탈당을 막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그때서야 박 위원장이 문 당선자의 거취 문제를 들고 나왔다. 박 위원장은 19일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데 걸림돌이 되거나 지키지 않는 당선자가 있다면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이 나오기 무섭게 새누리당은 25일 윤리위를 열어 문 당선자의 징계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0일 국민대에서 문 당선자의 논문에 대해 표절로 결론을 내렸고, 문 당선자는 탈당을 선언했다. 당연히 25일로 예정되었던 새누리당 윤리위는 무산되었다.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박 위원장의 의중에 따라 두 당선자의 거취가 결정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만큼 당 안팍에서는 '박근혜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두 당선자가 탈당을 했기 때문에 새누리당은 당 차원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론은 두 당선자의 의원직 제명으로 쏠리고 있고 야권은 이미 의원직 제명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의원 제명안은 재석의원 2/3 찬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결국 새누리당, 정확히는 박근혜 위원장의 결정에 따라 두 당선자의 제명 여부가 결정되는 셈이다. 이런 상황이 두 당선자가 탈당을 했음에도 '박근혜 책임론'이 수그러들지 않게 하고 있다.
이정미 기자 voice@voiceofpeopl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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