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21일 토요일

문대성, 박근혜를 쏘다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4-20일자 기사 '문대성, 박근혜를 쏘다'를 퍼왔습니다.
김형태 성추문 여성 대권주자 발목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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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문대성 당선자의 논문표절(표절보다 심한 논문복사 수준이라는 지적도 많으나 여기서는 표절이란 용어를 사용하겠음)로 연일 정치권이 시끄럽다. 그가 여론의 질타에 못 이겨 제수 성폭행 미수 혐의를 받고 있는 김형태 당선자에 이어 20일 탈당 선언을 했으나 이는 사태의 해결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정치적 쇼이다. 문 당선자가 자의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 탈당했기 때문이다.

그의 파렴치함은 총선 과정에서 이미 문제가 될 만큼 됐으나 당시에는 모른 척하던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들도 일제히 문 당선자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여기에다 문대성의 후보 시절은 물론이고 당선 된 뒤에도 그의 후견인 노릇을 하던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19일부터 등을 돌렸다. ‘내 이름을 팔지 말라’는 경고성 발언을 문 당선자를 향해 했다. 

쓰러진 문대성 일으켜 세워 돌려찬 비겁 (조선일보)

(조선일보)도 총선 뒤 문 당선자의 논문표절 문제가 다시 거론되자 김대중 전 주필이 나서서 “(공부하고는 거리가 먼) 체육인의 표절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식으로 감싸고돌았다. 하지만 (조선일보)도 박근혜 위원장이 거리를 두기 시작하자 즉각 문 당선자의 표절문제를 갑론을박하고 나섰다. (조선)은 20일자 5면에서 ‘중견학자 4명 ”문대성의 다른 논문도 표절“’이란 제목으로 “본지가 법학․통계학․윤리학․체육학 분야 4명의 중견학자로 구성된 자문단에 검증을 의뢰한 결과 자문단 전원이 명백한 표정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 <조선일보> 4월 20일자 5면

(조선)의 이런 보도는 사실 다른 신문들과 인터넷언론들이 이미 결론 내린 일을 마치 새로 밝혀내는 것처럼 포장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위원장은 다른 진보매체에서 이 문제를 다룰 때에야 한쪽 귀로 흘려버렸겠지만 그래도 같은 편인 보수언론까지 문제 삼을 정도가 되자 더는 ‘모르쇠 공주’ 노릇을 하고 있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25일 열기로 했던 새누리당 윤리위원회는 그 결과를 볼 필요도 없었다. 너무나 뻔한 것 아닌가. 출당이었을 것이다. 아무리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그 정도는 알고 있다. 윤리위원회 개최를 앞둔 문대성의 탈당은 그래서 정치적 쇼에 불과한 것이다. 이는 분명 꼼수다. 탈당이 아니라 국회의원 직을 포기하겠다는 것이 그나마 체육인으로서 자신을 살리는 길이다. 그가 그토록 따르고 의지하고자 했던 박근혜 위원장도 살리는 길이다.

제수를 성폭행 하려다 실패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형태 당선자는 물론이고 문대성 당선자도  탈당 유도가 아니라 이상돈 비대위원 말마따나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도록 해야 한다. 박근혜 위원장만 마음먹으면 이는 19대 국회에서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다. 이들이 만약 국회의원직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19대 국회가 개원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들을 제명하는 것이다. 박근혜 위원장이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면 스스로를 꼼수 정치인, 꼼수의 여왕으로 인정하는 것이 된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위원장이 그토록 싫어하는 ‘나는 꼼수다’를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다.

만약 필자가 문대성이라면 박근혜 위원장과 새누리당에 돌려차기를 한방 날릴 것 같다. 아니 애초 문제가 됐을 때 내칠 것이지 이용해 먹을 대로 해먹고 뒤늦게 당과 박근혜 위원장에게 누가 될까봐 새삼스런 일처럼 문제 삼는다고 말이다.

박근혜 꼼수 대응이 문대성 사건 키워

박근혜 위원장과 새누리당은 문대성이나 김형태 당선자를 후보공천하면서 그들에게 이런 일들이 있었는지를 물론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 자신은 지난 여름 자기가 무엇을 했는지 잘 알고 있었다. 범죄 또는 범죄나 다를 바 없는 일을 저지른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권력 욕심에, 국회의원 욕심에 모른 척하고 공천이 사실상 당선이나 다름없는 지역구를 거머쥔 것이다.

보수언론이나 이들이 출마한 지역구 주민들도 대다수가 총선 기간 중, 투표장에 가기 전에 이들의 파렴치한 행위를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역주의와 박근혜에 매몰돼 묻지마 투표를 한 결과 이들은 국회 입성을 하게 됐다.

이 둘은 정정당당함과 진실(사실)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체육인과 언론인 출신이 아닌가. 이들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지만 문제가 드러날 대로 다 드러났는데도 사퇴하지 않고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겠다’거나 ‘대학의 논문표절 심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식의 비겁함을 보이고 있다. 자신들을 두 번 죽이는 행동이라는 것을 자신들만 모르고 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위원장도 뒤늦게 이를 깨달았는데 말이다.

박근혜 위원장은 총선 중에는 이들의 문제에 대해 아예 모른 척 했다. 민주통합당에서 김용민 후보 막말 문제가 터져 나왔을 때 얼마 뒤 한명숙 대표가 ‘걱정스럽다’라는 반응을 보이다가 마침내 여론의 질타를 받은 뒤 사퇴를 권유한 것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 문대성과 박근혜
특히 박 위원장은 여성으로서 제수를 성폭행하려 했다는 천인공로할 범죄 의혹에 대해서조차 강력 대응이 아니라 무대응으로 일관했다는 것은 앞으로 두고두고 대선 과정에서 그의 발목을 확실히 잡게 될 것임에 분명하다.

박 위원장은 총선에서 1당을 다투고 과반 의석 확보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래서 만약 이들을 중도에 사퇴시킬 경우 그 지역구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까지 영향을 줄까봐 아마 모르는 척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런 꼼수는 부산이라는, 포항이라는 지역적 특성과 맞물려 통했다.

하지만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판단이었다. 지금 이들 사건은 더 큰 부담과 부메랑이 되어 박근혜 위원장과 새누리당을 위협하고 있다. 이는 총선 과정에서 당연히 해결했어야 하는 문제였다. 아니면 차선으로 총선 결과 발표 뒤 즉각 당의 공식 입장을 밝혀야 했다. 그 입장이란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하지 못하도록 하고 일찍 이를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에 대한 대국민 사과여야 했다.

지도자로서의 박근혜 심각한 판단력 결함 드러낸 사건

김형태 당선자는 이명박 후보와 치열하게 자웅을 겨루던 지난 17대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박근혜 위원장의 곁을 지켜온 한국방송 기자 출신 언론특보단장이었다. 문대성 당선자는 태권도 영웅이며 국제적인 스포츠 스타였다.

그래서 그들에게 흠결이 있더라도 자신이 감싸주기만 하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과신했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박근혜 위원장은 지지자들에게 포용력이 강한 여인, 정치인으로 남게 된다. 자신에게 늘 따라붙는 차가운 이미지가 아니라 따뜻한 어머니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앞으로 야당과 겨룰 건곤일척의 대선 전투에서 막강한 자산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결국 나무만 보았지 숲은 보지 못한 격이 됐다.

이번 사태는 박근혜 위원장의 판단력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낸 사건이다. 김형태․문대성 당선자에 대한 문제 제기가 다시 활화산으로 타오르자 “사건의 진상이 파악되면 그때 가서 조치해도 늦지 않다”는 그의 판단은 정치인으로서는 너무나 치명적인 것이다. 사태의 급박함과 사태의 위중함, 즉 위기의 성격과 위기 판단, 그리고 대처 능력이 너무나 한심하다는 것이다. 이런 판단력을 지닌 정치인에게 재난이나 원전사고 등 국가 중요 위기 또는 위험 상황이나 한반도 급변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해야 하는 대권을 맡길 수 있겠느냐는 비판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이제 공은 김형태․문대성 당선자가 아닌 박근혜 위원장에게 넘어갔다.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을 국민들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또 어떤 다짐과 사과를 할지 지켜볼 일이다. “그들은 이미 우리 새누리당 사람들이 아니예요.” 만약 그가 이런 투의 말을 한다면 그는  맨발로 가시밭길을 한없이 걸어가야 할 것이다.

안종주 기자  |  jjahnpark@hanmail.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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